이 나라를 살리는 유일한 길 

입헌군주제!

전 배재대 최치남 교수

(1) 입헌군주제의 정당성

대한제국은 일제에 의해 불법 병탄되었습니다: 순종께선 자신이 직접 수결(서명)하지 않은 한일합병 조인서는 무효임을 누누이 강조하셨습니다. 1965년 맺어진 한일협정 2조에서도 “1910년 8월22일 및 그 이전에 대한제국과 일본제국 간에 체결된 모든 조약 및 협정이 무효임을 확인한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만약 어떤 집의 매매 계약이 법적으로 무효라고 선언되면, 그 집은 원래 소유자에게 돌아가는 게 당연합니다. 그 주인이 멍청해서 자기 집을 못 지켰다 해서 이를 그 옆집 사람에게 주거나 친척에게 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한일합방이 무효이면, 우리나라는 대한제국으로 돌아가는 게 당연합니다.

우리나라 헌법 전문에는 대한민국이 상해 임시정부로부터 출발하는 것처럼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상해 임시정부는 국민에 의해 선출된 자들이 세운 정부가 아니므로 당연히 적통성을 갖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린 “임시정부”라는 표현에 현혹되면 안 됩니다. 그건 당시 여럿 존재하던 애국 단체들 가운데 하나에 불과할 뿐이며, 일제 말에 이상재 선생과 허헌 등이 만든 신간회보다도 세력이 약한 단체였습니다. 따라서, 만약 우리가 굳이 왕국 대신 공화국(민국)을 원한다면, 임시정부의 법통을 운운할 것이 아니라 해방 후 먼저 제국으로 복귀했다가 국민투표 등을 통해 바꿨어야 했는데, 그런 과정이 없었고 이로써 북한에 김일성 정권이 들어서는 빌미를 주었습니다. 만약 서울에 대한황실이 복원되었다면, 김일성이 어떻게 감히 평양에 조선 인민민주주의 공화국을 세울 수 있으며 6.25를 터뜨릴 수 있었겠습니까?

(2) 입헌군주제의 필요성

첫째, 대통령 중심제는 우리 풍토에 전혀 맞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모두 9명 있었는데, 그중 7명은 쫓겨나거나 죽임 당하거나 퇴임 후 감옥에 가거나 자살했습니다. 나머지 2명도 엄밀히 조사하면 감옥행을 면치 못할 겁니다. 어떤 작물을 밭에 심었더니 총 9그루 중 7은 말라죽고 2은 열매 없이 시들한데도 그 작물을 계속 자기 밭에 심는 농부가 있을까요? 현명한 농부라면 얼른 주변의 잘 되는 밭들을 살펴서 농작물을 바꿀 것입니다.

우리에게 대통령 중심제가 안 맞는 이유는 대통령이란 존재가 마치 오너 없는 기업의 계약직 월급사장과 같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부도를 맞든 말든, 자기 이익만 챙기다가 임기가 끝나면 나 몰라라 돌아서는 월급사장. 이것이 우리의 대통령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오너가 필요한 것입니다. 대통령 중심제가 잘 되고 나라도 있지만, 그런 나라에선 오너 없이 월급 사장만으로도 회사가 잘 굴러갑니다. 우리와 풍토 곧 국민성과 정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동아시아는 국왕제가 최적입니다. (동아시아뿐 아니라, 아시아 46개국 중 대통령 중심제 국가는 12개, 그중 독재적 국가를 제외하면 안정된 나라가 몇 없습니다.)

아울러 대통령 중심제는 자체로도 문제가 많습니다. 5년마다 있는 대통령 선거로 인해 지역 분열은 물론이요 어마어마한 돈이 허비되며, 선거에 동원되는 젊은 인력으로 인해 기업 운영도 힘들어집니다. 또 대통령이 당선되어도 애초에 절대 다수표(50% 이상)를 얻고 당선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과반수 반대를 안고 대통령이 되다보니 무리한 방법으로 국민을 지지를 끌어내려 애쓰고, 그 결과 포퓰리즘적 정책들이 양산되면서 나라가 어려워집니다. 이렇게 나라가 어려워져도 일단 뽑힌 대통령을 끌어내리긴 쉽지 않고, 탄핵이라도 일어나면 나라가 극도의 분열과 혼란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런 면에서 대통령 중심제는 정치제도 중에서도 매우 비효율적이며 불안한 제도입니다.

둘째, 나라에 어른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문제는 무엇보다 예절과 도덕성이 무너진 것입니다. 전통적 덕목인 충성심, 절제, 성실, 효도, 공손함 등은 우리 사회에서 찾아보기 힘듭니다. 모두가 돈만 밝히고 가족과 이웃 간 친근함도 사라졌습니다. 어린 학생들이 스승과 어른들을 공경치 않고 심지어 욕설과 폭행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이를 바로 잡으려면, 도덕적 기강을 바로 세울 수 있는 나라의 어른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누가 하겠습니까? 대통령? No, 그는 한 지역 정당의 우두머리일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전 국민을 품을 수 있는 임금님이 필요합니다.

셋째, 일본과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일본 극우세력의 본산은 아베 총리 따위가 아니라 바로 일본 천왕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우리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 외치고 위안부 문제를 제기해도, 일왕이 사과하지 않는 한 일본의 태도는 결코 변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황제가 일왕을 만나 (한국 대통령은 격이 달라서 일왕을 만날 수 없습니다) 대한제국에 침략한 죄를 묻고 정식 사과를 받은 후 독도를 비롯한 우리 영토를 확실히 돌려받고 필요하면 그 이상(대마도)도 받을 수만 있다면 받아내야 합니다. 그럴 때 더 이상 일본이 우리를 얕보지 못할 것입니다.

넷째, 동서로 분열된 우리나라를 진정으로 통합할 수 있습니다. 전라도민들은 수적 열세로 인해 현대 민주정치에서 오랫동안 불이익을 당해 왔습니다. 그래서 마음 깊은 곳에 현 사회에 대한 불만이 쌓여 있습니다. 이런 전라도민의 아픔을 감싸주고 저들의 열정과 충심을 국가의 건설적 원동력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선 전라도에서 임금님을 세우고 경상도에서 총리를 세워 협동케 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소위 “윈윈(win-win)” 전략이죠. 그리할 때 우리나라는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일본 못지않은 세계의 초일류 국가가 될 것입니다.

입헌군주제로 돌아가기엔 너무 늦었다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말레이시아는 500년 간 유럽 열강의 식민 통치를 받은 후에 다시 왕을 세워 입헌군주국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불과 100여년 전까지 왕 제도를 갖고 있었습니다. 우리 의지만 있으면 언제든 이 제도를 부활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엔 여전히 황실 종친회가 존재합니다. 또 황제가 될 자격을 갖춘 분도 아직 많습니다. 우리라고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입헌군주제를 반대하는 분 중에는 세습제의 폐해를 걱정하기도 합니다. 영국의 찰스 황태자가 바람을 피워 욕을 먹을 때, 영국 내에서도 군주제에 대한 비판이 일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황제 세습을 폐지하고 만약 황제가 일신상의 문제로 더 이상 직무를 할 수 없을 경우 가톨릭 교황 선출 방식처럼 황실 종친회에서 몇 명의 후보자들(물론 그 후보자 중에는 현 황제의 자녀인 왕자, 왕녀도 당연히 포함될 수 있습니다) 가운데 한 명을 선출하는 방식을 주장합니다. 그러면 훌륭한 인격자를 계속 왕으로 모실 수 있을 것입니다. 입헌군주제는 우리나라를 살리는 유일한 열쇠입니다.